2024년 8월 15일 목요일.
몇 달 전, 어머니가 여름에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자고 제안하셨고,
그렇게 이번 여름 오랜만에 가족끼리의 시간을 보냈다.
날짜에 맞춰서 연차를 사용했는데, 난 밤에 일을 하니까 시차를 맞추기 위해 이틀을 사용해야만 했다.
장소는 어머니가 정하셨다.
토종닭 맛있게 하는 곳 있다고 내게 먹여주고 싶다고 하셨다.
난 딱히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없기에 순순히 따랐다.
(가족끼리 여름 휴가를 보내자 해서 어디 놀러 가는 줄 알았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식당은 ‘칠보산토종닭‘ 이라는 곳이었다.
식당은 집에서 차로 1시간 반을 이동해야 정도로 거리가 있었다.
한적한 산길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좀 놀랐다.
토종닭을 직접 잡아 요리하는 곳이고, 손님도 많아서인지 먹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식당 옆에는 밭이 있는데, 아마도 직접 재배한 채소로 반찬을 만드시는 것 같다.
먹었던 메뉴는 닭도리탕과 백숙이다.
맛은 일반 닭보다 쫄깃한 게 확실히 맛있었다.
이렇게 소자 두 개로 4명이서 먹었는데도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백숙은 나왔을 때 이미 익은 상태였고, 사장님이 먹기 좋게 손질해주셨다.
닭도리탕에 있는 닭은 익혀야 돼서 백숙을 먼저 어느 정도 먹은 다음에 먹었다.
그리고 닭도리탕을 먹는 사이에 육수를 푹 끓이고 남은 백숙을 넣어 닭죽을 만들어 먹었다.
닭죽에 김치를 올려 먹으니 진짜 금상천화였다.
개인적으로 닭볶음탕을 더 선호하지만 여기서는 백숙이 더 좋았다.
그렇게 든든하게 식사를 한 다음, 북한을 볼 수 있다는 판문점을 갔다.
그런데, 광복절이라서 그런지 (마감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차가 엄청나게 줄지어 있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아버지가 알아봤다는 ‘초리골제빵소‘란 빵집을 갔다.
한옥으로 된 카페인데, 건물 인테리어도 예쁘고 바깥 경치도 좋았다.
근데, 손님이 많았었는지 빵이 거의 다 팔리고 남은 게 별로 없었다. 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빵 중에 골라 담았다.
근데 사실, 피곤해서 딱히 땡기지 않았다. 그래도 기왕 왔으니 맛이라도 보려고 조금 먹어보았다.
맛은 확실히 일반 빵집 보다 훨씬 맛있었다. 나중에 빵도 많고 컨디션도 좋을 때, 다시 오고 싶다.
빵을 다 먹고 나서 집으로 복귀했다.
집에 가려고 할 때 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비가 오다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