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3 후기 <스포 주의>
장르 : 액션, 범죄, 스릴러, 느와르, 코미디, 형사
출연 :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 외
줄거리 : 전편으로부터 7년이 흐른 2015년. 그간 서울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긴 마석도는 신종 마약 ‘하이퍼’에 중독되어 사망한 여성을 발견한 기점으로 동료들과 함께 서울 일대 클럽에 유통되는 하이퍼의 근원지를 쫓기 시작한다. 수사망을 좁혀나가자 일본 야쿠자 세력이 하이퍼와 관련돼 있음을 발견하는 한편, 일본 야쿠자와 결탁하여 하이퍼의 유통을 돕고 있는 주성철(이준혁) 일당은 마석도의 행적을 견제하는데…
개인적인 평점 : ★★★.★
확실히 지난 작들에 비해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서 분위기가 훨씬 더 가벼워 졌지만, 그만큼 빌런의 임팩트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이전 작의 빌런들은 포스가 있고 공포심도 들게 만들었는데, 이번 빌런인 주성철은 그런 느낌이 부족해서 많이 아쉬웠다.
오히려, 일본 야쿠자 리키가 더 포스가 있었는데. 특히, 소탕하는 장면은 약간 강해상이 떠오를 정도…
그래도 주성철이 두뇌로 마석도를 궁지로 몰게 한 점을 보면 이전 빌런들 보다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서도 다 뚜까 패는 마석도의 미친 피지컬은 그냥 미쳤고…
빌런을 제외하고 다른 인물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우선 광수대 동료 경찰들은 김만재를 제외하면 이전의 동료들에 비해 비중이 적어서인지 매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광수대 반장인 장태수는 이전 반장과 비슷한 포지션으로 나왔는데 특별히 더 낫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아쉬웠다. 차라리 좀 다른 느낌의 반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이번 작에서는 감초 역할로 장이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나왔다.
(그래도 쿠키 영상에서 나와 다음 작에 대한 기대감을 주었다.)
우선, 광수대의 김만재는 조연이지만 인간미 있고 나름 실력도 좋은 경찰 동료로서 매력이 있었다. 다른 동료들은 몰라도 김만재 만큼은 이전 작의 동료 경찰들보다 마석도와의 캐미가 보기 좋았다. 둘이 진짜 형 동생처럼 오래 같이 일한 느낌이 들었다.
마약 포장 및 유통을 하는 김양호는 굉장히 찌질하고 능글 맞으면서 촐싹거리는데 그게 얄밉지가 않았다. 엄청 깐족거리고 나대다가 쭈글거리는게 조금 귀엽기도 하고 웃겼다. 좀 더 가벼운 장이수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번 작에서 특히, 초롱이를 빼놓을 수 없는데 초롱이는 정말… 캐릭터 컨셉이 너무 확실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감초로서의 임팩트는 개인적으로 장이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분량 비중이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임팩트가 커서인지 존재감이 있다. 김양호가 얇고 긴 잔잔한 느낌이었다면 초롱이는 짧고 굵은 묵직한 느낌의 랄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빌런의 임팩트가 전작에 비해 약하다는 게 가장 아쉬웠고, 다른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개가 약간 좀 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면서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 건지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데, 진짜 생각한 그대로 흘러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스토리텔링이 항상 다 똑같이 흘러가서 그런 것 같다.
강하고 잔혹한 빌런이 등장해서 시민이 피해를 입고 동료들도 당하지만 결국엔 마석도가 찾아나서서 빌런들을 뚜까 패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흘러가는데, 만화로 치면 원펀맨과 비슷하다.
원펀맨의 경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주인공 보다 오히려 빌런이나 주변 조연들에게 비중을 많이 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범죄도시도 앞으로는 그러한 방향을 고려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마석도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싶다. 물론, 이번 영화에서 마석도가 한번 쓰러지기도 하고 많이 아파하는 장면이 나와 신선하고 재밌었다. 근데, 이것보다 더 큰 위기를 줘야 하지 않을까, 마석도가 혼자 해결 못할 정도의 상황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이번 영화에서 마석도가 동료들에게 ‘맨날 늦게 와…’ 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이걸 이용해서 다음 작에서는 마석도가 위기의 순간에 동료들이 늦지 않게 들어와 ‘이번에는 안 늦었지?’ 라고 능청을 떨면서 마석도를 구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은데…. 아니면 마석도에게 뒤지지 않는 빌런을 만들어 오던가… 솔직히 이게 더 어려울 것 같다. 피지컬적으로는 말도 안되고, 좋은 무기를 사용하면 얼추 비빌 수 있지 않을려나…
그리고 스토리에서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그건 마석도가 형사의 감으로 주성철이 빌런이라고 알아내는 것이다. 물론, 형사로서의 감은 중요하다 생각한다. 근데, 그걸로 전개를 나아가기에는 보는 입장에서 개연성이 좀 떨어져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전 작에서부터 마석도가 머리가 좋은 형사로 이미지가 각인된 만큼 어떻게든 단서를 추리해서 범인을 찾아내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에서는 마석도가 지난 작들과 다른 방식의 액션 스타일로 복싱을 선보였는데 이게 꽤나 신선하고 볼만했다. 이전 작에서는 관절을 꺾거나 묵직하게 뺨이나 주먹 한방을 때렸다면, 이번엔 굉장히 스피디하게 액션을 선보여서 신선했고 타격감이 엄청 느껴져서 좋았다. 특히, 사운드가 아주 작살 났다. 이걸 제대로 느끼려면 꼭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복싱 액션만 나와서 지난 작의 액션도 조금은 그립기도 했다. 그리고 리키와 마석도가 싸울 때 리키가 자신의 주 무기인 일본도를 제대로 활용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어쨌든 이전 작들과 비교해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아 분위기도 가볍기 때문에 다시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