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야기할 대상도 없고, 딱히 이야기할 거리도 없다.
내 인생은 공허했고, 그나마 있던 추억들도 대부분 쓸쓸하고 우울한 기억들 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런 우울한 이야기를 하면, 듣는 상대방은 불편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우울한 기운이 전염돼서 듣기 싫은 것이다.
알고 있다.
그래서 난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최대한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숨기려고 노력했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거나 부담스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동정 받고 싶지 않았다. 그게 날 더 비참하게 만드는 거니까.
하지만, 마음을 연 상대방에게는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난 마음을 연 사람에겐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는 타입이었고, 그 사람들에게는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랬고, 날 알아주길 원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난 외로움을 많이 탔던 모양이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깨달았다.
그래도 다행인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분들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어서 나를 꺼려하지 않으시고 받아주셨다.
근데, 그건 애초에 나와의 친밀도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사람들도 속으로는 날 불편하다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친하니까, 애는 착하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들어준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그런 이야기는 자제할 생각이다.
혹여나 그것으로 인해 약점이 잡힐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그래서 차라리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편한 것 같다.
어차피 안 볼 남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나도, 듣는 상대도 서로 부담스럽지가 않다.
어차피 안 보면 그만인 사람이니까.
그래서 어떤 분에게는 어차피 안 볼 수도 있는 남이라는 전제 하에 내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참고로, 그 분과는 아직도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앞으로 이 블로그에 내 생각과 이야기를 작성하고자 한다.
내 공허함, 고독, 슬픔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과 걱정, 고민들을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말 못하는 생각들도 기록해두고 싶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다는 걸, 나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